인터뷰-지식경제부 미래생활섬유과 장석구 과장

섬유산업 경쟁 우위 선점 위해 기업. 연구소.학계 공동 노력 절실
대구지역 생산기술연구소, 이사장 중심 체제로는 변화.개혁 추진 못해


섬유특별법 입법화는 안개 속에 갇혀 있다. 섬유업계는 한국섬유산업연합회와 대구경북섬유산업협회를 중심으로 국회의문을 두드리며 섬유특별법 입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들 단체의 섬유특별법 입법화 추진은 지난 노무현 정부에서부터 시작됐지만결실을 보지 못했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지식기반 신섬유 촉진법으로 바꿔 다시 입법화에 시동을 걸었다. 그러나 상반기 국회상정은 무산됐고 9월 정기 국회를 기대하고 있지만 국회 개원도 민주당의 장외 투쟁으로 불투명하다. 주무부서인 지경부도 개별산업지원법 제정에 반대하고 있다. 여기에다 지경부는 최근 대구지역에 소재하고 있는 섬유분야 전문생산기술연구소의 통폐합과 함께 이사장중심의 연구소 운영 체계를 소장과 원장 중심체제로의 변화를 주문했다. 전문생산기술연구소와 함께 섬유단체의 개혁도 요구하고 있다. 패션 브랜드의 글로벌화를 위해 글로벌 패션 브랜드 육성에 정부 예산을 지원하기로 했다. 지경부 미래생활섬유과 장석구 과장을 만나 이 같은 정책 변화의 배경과 지경부의 견해를 들어 보았다.(편집자주)■ 섬유특별법 입법화를 지경부가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 때문입니까?
-섬유특별법은 개별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법이기 때문에 지난 노무현 정부 때 부터 입법화는 안 된다는 것이 지경부의 한결같은 입장이였습니다. WTO에 저촉되는 부분도 있고 산업간 형평성 문제가 대두되기 때문에 입법화에 반대해온 것입니다. 과거 개별산업을지원하던 법률은 이미 90년대 중반에 산업발전법, 산업기술육성촉진법 등으로 대체돼 개별 기업에 대해 R&D 지원이이뤄지고 있습니다. 섬유업계가 주장하는 신 섬유 개발 촉진법은 아직 업계 내에 신섬유에 대한 개념이 명확히 정립되어 있지못하고, 어떤 기술을 개발해야 하며 누가 개발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불투명한 것이 현실입니다. 막연히 정부에서 특별법을 만들어예산을 지원해 주면 신섬유 개발이 촉진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데, 개발할 기술의 대상이 뚜렷하고 기술개발의 성공가능성과 경제성이입증되는 경우 특별법이 아니더라도 정부가 섬유산업에 지원할 수 있는 수단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 업계는 어려움에 처한 섬유산업에 개별법이 왜 안 되느냐고 반문합니다.
-우리나라 섬유산업은 1920년부터 시작된 성숙 산업입니다. 섬유업종은 우리나라 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가 인정되지만 그동안지원도 많이 받아 왔습니다. 섬유산업을 통해 번 돈이 전자, 조선, 자동차, 반도체 등의 산업을 육성하는 데 종자돈이 되기도하였습니다만, 실제 섬유산업의 기술개발과 생산시설의 합리화에 투자된 부분은 업종 전체로 볼 때 그리 크지 않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섬유도 단순한 제조기술만으로는 안되며 기술개발과 투자를 통해 새로운 모습으로 변모해야 합니다. 이렇게 기술개발투자가 확대되기 위해서는 정부의 R&D 시장에서 전자나 자동차 업종 등과 경쟁해서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섬유와 관련된기업, 연구소, 학계가 함께 노력해 나가야 합니다. 섬유산업을 위한 특별법이 만들어 지면 전자나 자동차 등 다른 산업은 가만히있겠습니까? 너도나도 특별법 만들어 달라고 아우성을 칠게 뻔한 것 아닙니까. 그래서 섬유특별법 입법화는 곤란하다는 것이고섬유특별법이 만들어져도 대기업이나 영향력 있는 몇몇 지역 중견기업에 편중돼 지원될 것입니다.


 ■대구지역 생산기술연구소의 운영체제 변화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왜 이사장 중심의 연구소 운영 체제가 바뀌어야 한다고 보시는지.. 그리고 소장과 원장 중심체제가 될 경우 정부 관료 출신 인사들이 연구소를 장악할 것이란 소리도 들립니다.
-민간기업도 이제는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는 것이 대세가 되었습니다. 전국에 여러 가지 유사한 연구소가 많지만 비상근 이사장이소장을 겸임하고 있는 곳은 대구 지역 연구소가 유일하였습니다. 소장이 연구소 경영에 대해 권한과 책임을 함께 갖은 것은 현정부의 공기업 선진화 방침과도 일치됩니다. 그리고 관료 출신이 연구소를 장악할 것이란 것도 잘못된 생각입니다. 현재 대구지역연구소 상근임원 중 관료가 차지하고 있는 곳은 한 곳도 없습니다.
오히려 지금까지  이들 생산기술연구소의 이사장 중심 체제가 오랫동안 지속 되면서 업계의 불만이나 요구 사항이 이사장과의인간관계 등으로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고 변화와 개혁이 제대로 추진되지 못했다는 비판이 많이 제기 됐습니다. 이제 소장 중심으로운영체계가 개선되면 오히려 소장이 제대로 일하는지에 대해 이사들의 관심이 증대될 것으로 보이며, 이사회 운영도 훨씬 활성화 될것으로 보입니다.


■ 최근 글로벌 패션 브랜드육성을 위해 패션컨설팅업체에 지원키로 함에 따라 한국패션협회가 배제 됐다며 불만이 있습니다. 게다가 컨설팅용역업체가 제대로 글로벌 패션 브랜드를육성할 수 있을까 우려하기도 합니다.
- 이 사업은 2015년까지 적어도 3개 이상의 글로벌 브랜드를 육성하기 위해 추진하는 사업으로서 정부를 대신하여 패션컨설팅업체가 경영이나 법률컨설팅 기관과 손잡고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하고자 하는 기업의 디자인력 향상, 해외시장 조사 등에 대한 자문하는 사업입니다. 이렇게 하기 위해 사업 1차년도인 작년에 글로벌 시장조사와 비즈니스 모델 개발 연구용역을 실시하였으며, 금년에는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브랜드 시범기업을 선정하고 글로벌 전략수립을 지원하는 첫 사업을 시작하는 해입니다.

무슨 일이든지 일을 맡길 때는 그 일을 가장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 사람에게 맡깁니다. 현재로서는 정부의 이러한 사업을 가장잘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관이 패션컨설팅업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패션컨설팅업체가 잘 해낼 수 있을 까 패션협회에서 걱정을한다면 오히려 협회에서 더 많이 선정된 컨설팅업체에 지원을 하면 됩니다. 게다가 이 사업은 패션인들의 공적단체인 한국패션협회가하기에는 적절치도 않습니다. 패션브랜드 육성도 중요하지만 패션컨설팅 업체의 육성도 중요한 만큼 이 사업을 통해 양 업계가 같이발전해 나갈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장석구 과장은 섬유특별법 입법화와 생산기술연구소 통폐합및 운영체계 변화, 글로벌 패션 브랜드 육성 정책에서 지경부의 정책 방향을 밝히며 목소리를 높였다. 장과장이 밝힌 지경부의 정책방향은 일부 업계 인사들이나 단체장들의 시각과 다른 부분도 많았다. 그는 정부의 정책 방향이 일부 업계의 시각과 다소 다를 수있지만 이로 인해 업계에 분열과 갈등이 야기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전문생산기술연구소의 운영 체제 변화는그동안 여러 차례 지경부에서 추진했지만 번번이 뜻을 이루지 못했다며 자신이 이 문제만큼은 확실히 매듭짓겠다고 강조했다.섬유특별법 입법화에 대한 반대도 확고했다. 그의 주장과 의견이 섬유패션 업계의 견해와 배치되는 부분이 다소 있지만 정부주무부서의 관료의 목소리에 섬유패션업계도 귀 기울이며 업계 발전을 위한 밑거름으로 삼았으면 한다.

[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 조영준 대표기자 ⓒ세계섬유신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