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인구 5250만명- 2050년 4200만명- 2100년 1900만명.! 출산율 세계 최하위 1.1명인 대한민국의 미래상이다.

적어도 가임여성 출산율이 1인당 2.2명은 돼야 현재의 인구가 유지되지만 작년의 1.3명보다 더 떨어진 1.1명 출산율이 몰고 올 우리나라의 서글픈 앞날이다.

이대로 가면 앞으로 37년이면 비좁은 남한 땅이 심하게 헐렁해진데 이어 80년 후에는 나라 전체가 아예 텅텅 비워질 수밖에 없다. 그 때쯤이면 인구 두 명중 한 명은 노인이고 산업은 거덜 난 채 지천에 널린 수많은 빌딩도 임자 없는 곳이 수두룩할 처지다.

거역할 수 없는 현실로 다가 오고 있는 나라 장래가 이 모양인데 정부 고위인사나 정치하는 사람들이 이 문제를 걱정하는 모습이 안 보인다. 죽은 자식 뭐 만지듯 국정원 댓글이나 죽은 노무현에 물어야할 NLL 포기발언, 채동욱의 혼외 아들문제로 각혈하며 싸우면서 허송할 때가 아닌 것이다.

생산성 저하 인건비 부담만 가중된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인 노인 기초연금정책이 후퇴하자 정부여당에 가장 큰 불편불만은 민주당도 통진당도 아닌 경로당이라고 한다. 그러나 노인복지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큰 발등의 불은 출산 장려를 위한 특별 복지대책인 것이다.

갈수록 아기 울음소리가 안 들리는데 노인 복지타령에 매달리는 한가한 처지가 아니다. 당장의 표보다 더 중요한 국가 백년대계의 출산 복지정책에 정부와 정치권이 최우선 역점을 두고 돌직구를 던져야 한다.

말을 바꾸어 섬유를 비롯한 중소기업 산업현장의 피맺힌 절규가 분기충천하고 있다. 한 마디로 돈보다 더 급한 것이 사람인 것이다. 우리나라 섬유 메카 대구산지에서부터 악에 받힌 절규가 쏟아진다. 경기북부 섬유산지도 매한가지다.

생산 현장에 사람이 오지 않아 웬만한 공장 현장에는 생산직 근로자 구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이고, 있는 사람도 평균 나이가 55세를 넘나든다. 너나없이 대학을 졸업하다보니 실업율이 아무리 높아도 생산현장을 기피하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돈이 아닌 금을 줘도 생산현장에는 사람이 안 오니 울며 겨자 먹기로 외국인근로자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이명박 정부와 산업계가 싸움 싸움하며 겨우 4만9000명으로 맞춰 놓은 지난해 외국인근로자 공급 규모가 박근혜 정부에서 3만7000명으로 확 줄었다. 무려 1만2000명이나 대폭 감소한 것이다.

이유인즉 국내 실업율 축소를 위한 내국인 일자리를 늘리기 위한 것이란다. 정부에서 정책하는 사람들이 산업현장의 피맺힌 절규는 한 터럭만큼도 고려하지 않은 전형적인 탁상공론이다.

내국인이 와주기만하면 월 200만원이라는 고임금을 주고 신발, 치약까지 사주면서 신주단지 모시듯 한 외국인근로자를 왜 고용하겠는가. 그마저 없으면 생산 설비를 세워야하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환영하고 심지어 벌금 내는 전과자를 각오하며 불법체류자도 감지덕지 채용하고 있는 현장의 실상을 모른 처사다.

여기에 요즘 또 다시 산업현장을 복통 터지게 하는 것은 정부와 정치권이 추진하고 있는 법정 근로시간 단축이다. 현행 주당 16시간까지 허용하던 토, 일요일 등 휴일 근로를 없애고 주당 근로시간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이자는 것이다.

이 문제는 2010년 노사정위원회에서 2020년까지 근로시간을 점진적으로 줄이자고 합의한 사항인데도 뜬금없이 불거진 사안이다.
정부 여당이 고용률 70% 달성이란 대통령 공약 사항을 이행하기 위한 최선의 처방으로 제시하고 있다. 근로시간을 단축해 고용 기회를 확대하겠다는 것이 노동부의 알량한 복안이다.

그러나 정부 여당이 꾀를 내도 죽을 꾀를 내는 악수를 두고 있는 것이 법정 근로시간 단축이다. 근로시간 단축이 몰고 올 파장이 얼마나 크며 그 주된 피해자가 중소기업이란 사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발상이다.

근로시간을 줄인다고 섬유를 비롯한 중소기업 생산현장에 신규 인력이 몰려올 것으로 판단한다면 소가 웃을 일이다. 삼성전자 월급을 줘도 섬유와 도금을 비롯한 뿌리산업 생산 현장에는 내국인근로자 유입은 어림없는 발상이다.

우선 근로시간을 줄이면 기업들이 시간제 근로자를 늘려 추가 고용 창출을 할 것으로 기대하지만 우선 기업마다 그럴 여력이 없다. 오히려 인건비만 늘어나고 생산성은 더욱 떨어지는 부작용이 발생할 것은 불문가지다.

대기업은 그럴 여력이 있겠지만 중소기업은 신규 인력 창출을 꿈도 못 꾼다. 또 설사 신규 인력을 창출 의사가 있다 해도 올 사람이 없는 것을 무슨 재간으로 하란 말인가.

월 150만원 200만원을 줘도 오지 않는 대졸 취업자가 100만원 받는 사무직에 몰려든 현실을 노동부만 모르고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중년ㆍ노년층 취업자 역시 150만원 받는 생산 공장은 기피하고 월 80만원 받는 아파트 경비원을 선호하는 우리의 현실을 알고 있는지 모르고 있는지 당최 알 수가 없다.

이 문제는 노동부의 밀어붙이기에 산업부가 제동을 걸어 시행시기를 다소 늦출 것으로 보여져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나 내년 1월 관련법이 시행되고 1년간 연장근로를 주당 20시간 허용한다고 해도 기업들은 지금보다 8시간의 근로시간을 줄여야 한다. 그만큼 기업에게는 사람이 더 필요하고 결국 돈으로 메꾸어야 한다.
가뜩이나 어려운 기업환경에서 손톱 밑 가시를 빼기는 커녕 대못이 늘어날 느낌이다.

기업하기 좋은 나라 커녕 기업할 수 있는 나라를

중언부언 하지만 삼성전자, 현대차로 인한 국민들의 착시 현상이 걱정되는 상황에서 정부나 정치권 인사들의 착시가 더 심한 것 같다. 대다수 기업들이 지금 교도소 담장 위를 걸어가는 위기 상황에 처해 있는 판에 기업 부담을 덜어주기 보다 덕지덕지 더 붙이면 어쩌자는 것인가?

지금 이 순간은 일자리 창출도 중요하지만 기존 기업이 죽지 않고 살아남게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한 시점이다, 가뜩이나 글로벌 경기 불황에 자칫 올해를 넘기느냐 내년을 버티느냐하며 기로에선 기업들을 성가시게 해서는 안 된다.

중소기업 산업현장에서는 어차피 내국인이 오지 않을 현실을 직시하고 노동 당국이 3만7000명으로 대폭 줄인 외국인근로자를 2008년의 7만6800명 규모로 늘려줄 것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지금은 불황이 절정기에 와 있어서 그렇지 경기가 조금만 회복되면 산업현장에는 사람이 고갈돼 비명을 지르게 돼 있다.

전임 대한상의 회장 출신 기업인의 독백처럼 정부가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외칠 것이 아니라 기업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줘야 한다” 그 우선순위에 인력대책이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