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FTA 1단계 협상이 타결된데 이어 한-베트남 FTA도 내년 중순경 체결을 목표로 속도를 내고 있는 등 다자간 FTA 체결에 가속도가 붙고 있어 섬유업계의 대응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정부는 지난 6일 정부과천청사 기자실에서 우태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 실장이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중국 웨이팡에서 가진 한-중 FTA 제7차 협상에서 합의한 상품분야, 서비스·투자분야, 규범분야, 경제협력분야의 모델리티(Modality, 협상기본지침) 제1단계 협상 결과를 발표했다.
상품분야의 경우 양국이 품목군을 '일반-민감-초민감' 3가지로 나누고 품목수 기준 90%, 수입액 기준 85%의 자유화율(관세철폐)에 합의했다. 한-중 FTA 1단계 협상은 농수축산물, 섬유 등 일부 품목 제조업 분야에 대한 업계의 우려를 감안해 민감품목 보호 범위를 정한 뒤 2단계에서 전면적인 품목 협상을 진행하는 방식이 채택돼 있다.
 
초민감 폼목으로 분류될 경우 양허 제외 품목으로 지정돼 시장개방으로부터 보호를 받게 되는데 중국과의 전체 교역품목 1만2천개 중 1천200개 가량(전체품목 10%)이 될 전망이다. 초민감 품목 대부분은 농수축산품이 될 가능성이 높다.

섬유 일부 품목은 민간품목으로 지정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민감품목은 10~20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관세가 철폐 개방된다.
섬유업계는 민감 품목 지정에 업종의 사할이 걸린 셈이다. 한-중 FTA가 체결 될 경우 화섬원사, 면사, 직물류가 큰 타격을 입을 전망이여서 민감 품목 지정 포함 여부가 초미의 관심 사항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중 FTA의 본격적인 품목별 2단계 협상은 오는 11∼12월 개시될 것으로 전해졌다. 2단계 협상에서 양국은 상품, 서비스, 투자, 규범, 협력 등 전 분야에 걸쳐 협정문(text)과 시장개방 양허안을 놓고 본격적인 협상에 돌입한다.

2단계 협상에서는 한반도 역외가공지역 문제를 비롯해 비관세장벽, 원산지, 통관분야, 반덤핑, 상계관세, 세이프가드 문제, 내국민대우, 수용·보상, 투자자·국가소송(ISD), 지재권·경쟁·투명성·환경·전자상거래, 정부조달, 산업협력, 농수산협력 등 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반도 역외가공지역 문제가 타결될 경우 중국 기업의 개성공단 진출도 가능해 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편 한국과 베트남간 높은 수준의 포괄적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도 추진된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9일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쯔엉 떤 상 베트남 국가주석과 함께 내년 중에 높은 수준의 포괄적인 FTA 체결을 목표로 협상을 가속화 하는데 공감하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이 공동성명은 베트남을 국빈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과 쯔엉 떤 상 국가주석의 정상회담 직후 발표됐다. 한편 한-베트남 FTA 협상은 현재 2차 협상까지 진행됐는데 올해 안에 두 차례 추가협상이 예정돼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중 FTA가 체결될 경우 민감 품목에 지정 되더라도 원사(화섬원사, 면사)와, 직물류 같은 대규모 제조공장에서 생산되는 품목과 노동 집약적인 봉제업종 등은 결국 중국산에 밀려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섬유산업 전체가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며, "서둘러 대책을 강구하고 범업계 차원의 대응책을 세워 나가야 한다" 고 강조했다. 통상분야 전문가는 "다자간 FTA 체결은 이미 되돌릴 수 없는 강물처럼 밀려오고 있다"며, "섬유업계가 FTA를 위기로만 볼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전화위복의 기회로  만들기 위한 다각적인 대응방안 수립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는 다자간 FTA 확대 추세에 맞춰 중소기업의 FTA 애로사항 지원을 위해 "FTA 활용 무엇이든 물어 보세요" 콜센터(전화1380)를 운영하는 등 업계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 ⓒ세계섬유신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