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섬유염색 업계가 최근 들어 전 품목에 걸쳐 내수 및 수출이 급냉 조짐을 보이면서 긴장하고 있다.

폴리에스터 직물 업체들은 올 4월까지만 하더라도 연사 직물의 주품목인 치폰 직물이 인기를 끌면서 너나 없이 치폰 직물 생산 및 수출에 올인해 호황을 만끽하기도 했지만 몇 달 만에 분위기가 급반전해 재고가 산더미 같이 쌓이고 있다.

한때 치폰 생지 가격이 야드당 700~750원 선이였으나 현재는 500원 대로 추락해 치폰 직물은 똥값이라는 말이 회자될 정도로 시장에서 찬밥 신세로 전락했다.

이러다 보니 지난 5월까지 홍수처럼 수입되던 중국산 치폰 생지도 전면 수입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직물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 치폰 생지 수입가격이 야드당 550원 선으로 국산 제품보다 150원 정도 저렴했는데 이제는 국산이 50원 더 저렴한 상황이 발생했다”면서 “현재는 연사료와 임직료가 떨어져 야드당 500원에 구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치폰 직물의 제조원가가 높아진 것은 연사료가 가장 큰 요인으로 한때 kg당 2500원까지 치솟다가 최근에는 절반 수준인 kg당 1300원 선으로 떨어지면서 야드당 200원 내외의 원가가 떨어진 상태이다.

따라서, 치폰 직물 인기를 예상하고 무작정 생산을 늘려 온 다수의 직물 업체들이 엄청난 손실을 감수하고 떨이 판매를 할 것인지 아니면 경기가 회복될때까지 장기 재고 전략에 나서야 할지 고민이 깊어만 가고 있다.

지역 염색업계도 전 품목에 걸쳐 일감부족 현상에 시달리며 가공료마저 떨어지고 있어 당황하고 있다.

폴리에스터 감량 염색 업체들의 경우 지난 3년간 호황을 만끽해오다 5월 이후부터 일감이 줄어들면서 긴장하고 있는데 7월 이후부터는 업체들마다 주1~3일씩 공장 가동을 전면 중단 또는 부분 중단하는 일이 빚어지고 있다.

감량 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출과 내수가 갑자기 냉각되다 보니 업체들마다 시장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 것이가에 대해 상당히 우려하고 있다”면서 “거래처 관리에도 무척 신경을 쓰면서 원가절감 방안 등에 대해서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판니트 업체들도 일감 부족이 심화되고 있다. 본지 기자가 스판니트 염색업체인 S사, H사, M사 등 10여개 사를 방문한 결과 공장 가동률이 60%선으로 추락해 야간 작업이나 주말 작업 등이 여의치 못한 상태였다.

스판니트 염색업계의 한 관계자는 “터키시장이 회복되지 못한 탓인지 일감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어 상당히 우려하고 있다”면서 “비수기가 계속 지속된다면 일감 확보를 위한 가공료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상반기에 비교적 순항했던 교직물 염색업체들도 6월 하순부터 일감이 급락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나일론, 면, 날염 등 전 품목에 걸쳐 일감이 줄고 있어 업계를 당황하게 하고 있다.(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 ⓒ세계섬유신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