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청소년들은 중학생이 되면 교복(학생복)을 입기 시작해 고등학교를 졸업할때까지 6년을 교복패션으로 생활하고 있다.

교복을 착용하는 청소년들은 패션업계의 소비자군에서도 소외된 계층이다. 아동복을 벗어나 사춘기에 접어드는 청소년들은 패션에 매우 민감해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트렌드에 관심을 가지고 유명 아이돌과 배우들의 착용 아이템들은 그들의 잇아이템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어른도 아이도 아닌 청소년들의 체형에 맞는 옷을 만들어 내는 브랜드들은 거의 찾아 볼수가 없다. 매시즌 새로운 브랜드들의 런칭소식에도 청소년들은 여전히 제외된 아웃사이더들이다. 결국 그들이 찾아내 만들어낸 유행아이템은 일부 유명 아웃도어 브랜드와 스포츠브랜드들에 집중돼 한때 사회문제가 되기도 했다.
패션에 관심이 많은 청소년들은 어른옷 매장을 기웃거리게 되고 일명 패션테러리스트란 평을 들을 정도로 어색한 패션을 유행시키고 있다.
최근 정부(교육부)와 학교는 "미래인재 육성"이란 슬로건 아래 다양한 분야에서 프로그램을 개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방학이 다가오면 봉사, 과학, 예능, 인문분야 등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청소년들에게 지원을 하고 있지만,  유독 패션에 관련된 프로그램은 찾기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소년들에게 장래희망을 물어보면 패션쪽에 관심있는 이들이 많다는 점이다.
그런데 이들 청소년들은 패션이란 단어만 알뿐 어디에도 패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볼 수 있는 방법이 없어 그냥 새로운 옷을 만들어내는 디자인쯤으로만 알고 있을 뿐이다. 그나마 학교에서 배우는 기술시간에 잠시 패션을 접하고 바지나 셔츠하나를 만들어 수행평가를 하는 것이 전부다.

패션이 창작과 기술,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이 만나야 완성되는 종합예술이라는 기본 조차도 모르는 채 막연히 환상만 가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다.
패션은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때까지 삶과 밀착된 부분이다. 패션은 예절과도 상통한다. 요즘 청소년들은 체육복바지와 오리털파커만 있으면 4계절을 버틸수 있다. 공연을 관람 할때도 운동을 할때도 예의에 맞는 복장은 관심이 없다.

그들에겐 장소와 자리에 맞는 패션예절은 배워본적도 없고 들어본적도 없다고 당당히 얘기한다. 그나마 저렴한 가격과 다양한 사이즈가 판매되는 SPA 브랜드가 확대되면서 조금 나아지고 있지만 역시나 청소년들의 체형에는 그다지 맞지 않는다.
해마다 진행되고 있는 패션행사에서도 청소년을 위한 배려는 찾아 보기 힘들다. 패션업계도 미래를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청소년들에게 냉담한 것 같다.

청소년들에게 제대로 된 패션예절과 장소와 위치에 맞는 다양한 패션을 접하게 해 주고 변화하는 그들의 몸에 적절히 맞는 사이즈의 개발이 이루어지도록 고민하고 적극적으로 찾아주려는 노력이 잘 보이지 않는다.

여름에 겨울 교복바지를 착용하는 학생들이 있어 물어보면 까끌한 느낌이 싫어서 그렇다고 대답한다. 스커트 길이를 줄이지 말라는 학교의 교칙을 일관성있게 무시하는 여학생들은 일명 '치마바지'를 만들어 주면 되지 않느냐고 오히려 답을 제시한다. 

교복판매 시즌이 되면 새로운 소재출시와 획기적인 디자인을 개발했다고 광고하는 교복 제조업체들은 진짜소비자인 청소년들에게 제대로 설문조사를 하긴 했을까 싶을 정도다.

국내 패션 대기업들도 해외브랜드 따라잡기에만 연연해 하지말고 좀더 다른 시각으로 미래를 책임질 청소년들에게 투자하고 그들을 진정한 소비자로 만들어야만 앞으로 국내 브랜드가 이들 미래 고객들에게 외면받지 않을 것이다.  

인종차별적 발언을 공공연하게 하고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단체에 후원금을 내주는 해외 패션 브랜드를 청소년들이 열광하며 착용하는걸 보면서 국내 패션기업들이 느끼는게 없는지 묻고 싶다.

신체의 변화를 숨기기 위해 맞지도 않는 사이즈를 걸치고 짧게만 입으면서 앞서가는 패션니스타가 된듯 착각하는 청소년들에게 교육계와 패션업계가 제대로 된 길을 열어 줘야 할 것 같다.

어른 패션매장을 기웃거리는 청소년들에게 당당하게 그들만의 패션문화를 만들수 있는 다양한 교육의 기회와 체험활동이 시급하다. 새로 출범한 박근혜 정부가 창조정부를 표방한 지금이야말로 제대로된 청소년들의 미래에 투자해야할 시기가 아닐까 싶다. 

천방지축 청소년 패션테러리스트들을 방관만 하고 있다면 패션업계의 미래도 여전히 불투명할 뿐이다. 앞으로 미래 패션시장은 그들 청소년들의 몫이기 때문이다.(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 ⓒ세계섬유신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