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텍스 2013” 전시회가 중국 상하이 신국제전람중심에서 지난 10일 개막돼 4일간 일정을 마치고 13일 폐막됐다.

상하이 현지에서 이 전시회를 집중 취재한 결과 세계 섬유기계산업의 흐름과 국내 섬유기계산업이 가야할 길을 조명할 수 있었다. 특히 이번 전시회를 통해 국내 섬유산업은 물론 섬유기계업계에 많은 아쉬움과 과제를 남겼다.
이번 행사는  전년도 상하이 ITMA 행사에 비해 유럽, 일본 등지의 유명 섬유기계 메이커가 대거 불참했고 세계적인 섬유경기 불황 여파로 인해 행사규모와 참관객 방문은 축소됐으나 중국 섬유기계업계의 급성장세가 지속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중국 섬유기계산업의 약진은 우리나라 섬유기계 업계에 충격파를 던졌다.
이미 중국 섬유기계산업은 방사기계에서부터 준비·제직기계, 염색·가공기계, 편직기, 첨단 디지털 프린팅 기종까지 전 종목에 걸쳐 몇 가지 품목을 제외하고는 전체적으로 우리나라와의 경쟁 수준을 넘어서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상하이텍스 2013] 전시장 전경

따라서 우리나라 섬유산업은 이제 핵심기계인 직기에서 부터 첨단기종까지 중국 섬유기계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을 목격하면서 전시기간 내내 안타까운 마음을 지울 수 없었다.
과연 그동안 우리 섬유업계와 섬유기계업계 그리고 섬유기계연구소는 세계 섬유기계산업의 기술적 성장과 중국 섬유기계의 급부상에 대비해 무엇을 했으며 제대로 대처해 왔는지 철저한 반성과 함께 업계가 중지를 모아 이제라도 적극적 대안 마련에 나서야 하겠다.
이번 전시회에는 국내 30여개(섬유기계협회 출품 24개사+개별참가) 업체가 출품한 가운데 한국섬유기계 업계의 대표주자인 일성기계공업이 대형부스를 마련해 텐터가공기를 출품, 고군분투 했으며 삼성제침, 디지아이(DGI), 세라텍, 네젠텍, 대흥하이텍, 현대상사(자카드통사) 등이 나름대로 최신 기종을 선보이며 선전한 것으로 평가됐다.  

[상하이텍스 2013]에서 관심을 끈 네젠텍 부스

그러나 세계 섬유기계 기술의 첨단화와 함께 중국의 도약을 지켜보면서 한국섬유산업과 섬유기계산업의 상대적 빈곤을 확인하는 전시회이기도 했다.
다소 늦었지만 섬유기계 산업의 존립기반을 더 이상 상실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경쟁력 있는 품목과 앞으로 유망종목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해 대안마련에 나서지 않는다면 우리나라 섬유기계 산업의 앞날은 암담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따라서 중국이 비교적 약한 산업용 섬유기계 관련기종 등 유망품목 개발과  연구 지원 등에 시급히 나서야 할 것 같았다. 이런 대책과 지원책을 수립하지 않는다면 머지않아 우리나라 섬유산업 전체가 뿌리 채 흔들릴 수 있다는 걱정도 들었다.

기술적 성장세가 돋보인 중국 유명직기 메이커 홍치

이번 전시회를 통해 세계적인 섬유기계업체들도 첨단 기술력과 디지털 시스템으로 건재를 과시했지만 우리나라도 앞서 언급한 몇몇 기업들은 높은 기술력과 핵심정밀 부품 등으로 해외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업계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뒤따라 준다면 얼마든지 선진국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는 점도 확인시켰다.
한국섬유기계산업이 경쟁력을 상실하지 않도록 섬유업계와 섬유기계연구소, 정부 등이 함께 나서 우리나라가 경쟁력이 있는 섬유기계와 정밀부품, 전자디지털 시스템 장비, 산업용 섬유기계 등에 집중적인 지원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 ⓒ세계섬유신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