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보호, 허상에서 깨어나다!

환경보호는 ‘에코이즘’으로 특정 산업부문이 아닌 전체 소비산업에 절대적인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 친환경정책은 더 이상 소비자와 자연을 위한 배려가 아닌 하나의 이데올로기로 불온한 정착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어패럴은 환경보호라는 명목아래 공감대를 형성하지도 못하는 에코 아이템을 쏟아내고 있으며, 유통은 친환경이라는 미명아래 소비자들이 원하지도 않은 상품을 강매하고 있다.

이러한 혼란의 시대에 거대 유통으로서 월마트는 환경라벨 지침 프로그램(Environmental Labelling Program)으로 친환경 품목 기준을 강화해 소비자들에세 환경친화상품에 대한 정당한 가치를 주지시키고 있다고 해외 한 언론이 보도했다.

이 기사는 월마트의 단지 한 걸음의 진보가 지구를 보호하는 커다란 도약이라고 평하면서 월마트가 친환경정책을 시행하는 최초도, 진중하게 접근하는 기업도 아니지만 궁극적으로 가장 크고, 대외관심을 집중시키는, 가장 최적의 시도였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소비자는 구매행위 자체만으로도 금액과 무관한 정당하게 대우받을 권리와 알 권리를 가지고 있다. 더욱이 가시적 정책에 그칠 수 있는 친환경 정책은 소비자들의 알 권리를 외면할 수 있기에 기업과 소비자간의 신뢰 폭을 넓혀가야 하는 것 아닐까?

저가 거대 유통이라는 그리 긍정적이지 않은 이미지에 신뢰에 기반한 유통이라는 사회참여적 이미지를 심어가고 있는 월마트의 행보다 현재 롯대 백화점을 중심으로 유통의 친환경정책이 확산되고 있는 국내 상황을 감안할 때 매우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나를 비평해줘, 제발!!! 

최근 한 해외언론은 명확한 흑백논리가 통할 수 없는 예술 및 관련 분야일수록 더욱 비평에 대해 열린 시각을 가져야 한다는 ‘비평 가치론’에 대해 보도했다.

기사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통해 예술과 디자인 분야에서는 명확한 것도, 적용되는 방정식이나 규칙도 없다. 따라서 오히려 다양한 주관적인 견해를 통해 작업의 향상 내지는 진보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이 보도는 비평에 대한 최소한의 규칙을 언급했다.

첫째, Humanity.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에 대한 흥미로운 질문을 제기하고 있는가?

둘째, Improvement. 작업이 어떤 분야에서 진보를 주도하고 있는가?

셋째, Formalism. 프리젠테이션이 기술에 있어서 전문가적인 인프라를 증명하고 있는가?

넷째, Completeness. 현재 창의적인 활동에서 사이클의 최종 목적지에 있는가? 아니면 중간 어딘가에 있는가?

예술과 디자인 등 추상적인 감성에 근거한 산업부문은 당사자가 순수 예술가임을 자처하더라도 결국에는 소비자 내지는 대중과 소통하는 활동이다.

따라서 감성이라는 명목 아래 칭찬이나 공격 같은 극단적인 반응에 상처받지 않기 위해서 자신만의 틀 안에 갇혀있는 것은 시대착오적 발상이며, 대중과 소통하는 창의적 활동으로의 진보가 필요함을 역설하고 있다.

사람들은 칭찬하는 것에 인색하고 비판하는 것에는 너그럽다. 또한 칭찬 받는 것은 당연시하고 비판 받은 것에는 흥분한다.

그러나 현대 소비사회는 개인과 개인이 아닌 절대다수로서 대중의 비평이 따르게 된다. 예술과 대중소비산업의 중간 어디쯤에 있는 패션산업은 이러한 대중의 비평과 더욱 가까운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 

결국 패션산업 주체로서 우리가 대중의 비평을 수용하고 이를 통해 진보의 길을 찾아갈 수 없다면 결국 한국패션산업은 글로벌 시장은 말할 것도 없고 내수시장으로서 한국에서 조차 도태될 수도 있지 않을까? 

이 기사는 비평을 두려워 말고 비평을 받아들이고 극복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

진부한 진실의 재발견

해외 한 언론은 ‘Customer is king’이라는 제목아래 디자이너 중심체제에서 소비자중심체제로 전환하는 패션산업에 대한 매우 흥미로운 기사를 게재했다.

이 보도는 현재 바니스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시몬 두난의 말을 인용해 리테일러들이 경제 불황에 맞서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에게 이익이 되는 관점으로의 전환이 필요함을 인정해야 한다는 소비자 우위론을 역설하고 있다.

또한 두난이 블링과 친칠라 시대라고 규정하는 럭셔리와 과소비의 시대는 지나갔으며, 지금은 소비자가 지배하는 시대임을 강조하고 있다.

디자이너가 왕이었던 시기에는 디자이너에 의해 패션산업의 흐름이 좌우되고 이와 중에 소비자들은 마치 마조히스트처럼 디자이너를 추종하고 그들에게 끌려 다니는 부당함을 통해 만족감을 느껴왔다.

그러나 경기불황은 소비자들에게 자립과 자존의 욕구를 끌어냈으며 이제는 소비자들의 패션산업의 방향을 좌우하는 중심 축이 되고 있다.

시몬 두난은 “사치가 지배하던 시대는 죽었다. 이제는 우리 소비자들을 위해서, 패션은 개인의 표현에 대한 것이어야 한다. 우리의 탑 소비자들은 드리스 반 노튼, 마르텡 마르지엘라 등의 감정가이다”라며 소비자 중심으로 변화된 패션산업의 현실에 대해 언급했다고 이 언론은 전했다.

이와 관련된 많은 기사와 유명인들의 폭로에 가까운 발언이 있었다.

명품도 역시 팔아야 한다는 당연한 논리아래 움직이며, 소비자들의 실용적 가치를 외면한 독선적인 명품 브랜드들이 경기 불황이라는 파도에 휩쓸려 존폐의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디자이너가 절대권력을 가진 시대가 사라졌다는 것은 지나치게 과장된 견해가 아닐까?

사실 과거에도 디자이너 권력은 소비자가 용인하는 선에서 가능했다고 할 수 있다. 현재가 과거와 다른 점이 있다면 숨은 조력자 내지는 조정자라는 역할에 만족해하던 소비자들이 오만불손해진 디자이너 또는 명품 브랜드들의 행태를 바로잡기 위해 전면에 나섰다는 점이다. 

이 역시 극단적인 견해일 수 있으나 소비자에게 권력이 이양되는 듯 보이는 현재의 상황이 올바른 시대로의 회귀는 아닐 것이다.

소비자들이 지배하는 세상보다는 소비자가 자존감을 가질 수 있는 산업의 올바른 가치관이 정립되고 디자이너들은 개인의 가치와 소비자의 가치를 조화시킬 수 있는 미덕을 갖춰야 하지 않을까?

 

<한숙인 기자>